기운찬소식

울산시 남구 야음동 노인회관을 찾아서

작성일 2009-12-31 조회수 7175
지역 : 울산 | 분류 기운찬활동

 

 

지난 12월 16일 쌀쌀한 겨울날, 울산시 남구 야음동에 있는 롯데캐슬아파트 노인회관을 찾았습니다. 울산에 있는 이소현 회원이 지난 7월부터 기체조 봉사를 시작한 이곳에는 어르신들 20여분이 모여 수요일마다 기체조와 함께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어르신들은 삼삼오오 모여 도란 도란 얘기꽃을 피우시다가 기체조를 시작하자 얼른 일어나 안방으로 모여 앉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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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개를 쭉 쭉 펴고 팔과 다리를 흔들면서 준비운동, 그리고 양손으로 굳어있던 온몸을 시원하게 두들겨 주었습니다. 아랫배를 두드리기를 하면서 딱딱했던 장기들을 풀어주고 다 두들기고 나서 목소리도 우렁차게 어이구~ 시원하다를 외쳤습니다. 그리고 나서 쑥 쑥 쓸어주면서 아픈 기운들을 모두 바깥으로 내보냈습니다. 자기 몸을 사랑해주는 마음으로 두들기고 주무르면서 어느새 찌뿌등했던 몸도 마음도 서서히 풀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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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님은 오늘 할아버지 할아버지들에게 노래를 부르자고 제안했습니다. ‘자 여러분, 우리 노래 하나 불러볼까요. 비내리는 호남선 아시죠. 부르면서 신나게 두들기시는 거예요’ ‘비내리는 호남선 남행열차에...’ 손뼉도 치고 어깨를 들썩 들썩하면서 어르신들의 얼굴은 금새 어린아이처럼 밝아졌습니다. 젊잖게 앉아계시던 할아버지도 이때만큼은 어린아이로 돌아가시는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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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조가 끝나고 나서는 모두 동그랗게 앉아서 앞 사람의 어깨를 주물러주었습니다. 내 손이 약손이야. 아이~ 시원하다. 선생님이 ‘머리 시원해지라고 앞 사람 머리를 잡아당겨주세요.’ 라고 하자 ‘나는 머리가 없는데... 어쪄죠???’ 대머리 할아버지의 장난기어린 농담에 모두들 웃음이 터져나왔습니다. 두 분 두 분 씩 모여서 서로 어깨도 주물러주고 다리도 주물러주면서 경로당에는 잔잔한 홍익의 물결이 일었습니다. 이소현 님은 오늘따라 동작을 너무 잘 하신다 하면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이백점’을 주셨습니다. 그러니까 다들 아주 좋아하시면서 더 기분좋게 열심히 따라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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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께 직접 소감을 여쭤보니까, “기분이 좋지 좋구 말구... 이래 만져주면 얼마나 시원한지 몰라요. 사랑을 주는 거니까 마음이 즐겁고 수고해주니까 감사하죠. 해주는 사람도 즐겁고 우리는 받으니까 즐겁고..” “몸에도 좋을 뿐더러 좋은 얘기도 하고 좋은 운동도 하고 얼마나 좋은 일이에요. 서로 주물러주면서 마음이 통하는 것 같았어요. 좋은 생각을 갖다보면 몸에도 안 좋겠습니까.” “선생님이 너무 잘해요. 운동도 잘 하고 마음씨도 곱고, 우리 선생 최고다!!” 라고 기분좋게 한마디씩 해주셨습니다. 우리 선생 최고다! 라는 말에 이소현 님의 얼굴이 발그레해졌습니다. 기체조를 시작한지 두달 밖에 안되었지만, 처음 시작할 때는 부담감도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나도 누군가를 위해 가치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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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할머니 한분이 뭔지는 모르지만 마음을 닫아놓고 계셨어요. 그래서 어느날은 활공을 해드렸는데 장기가 다 막혀계시더라구요. 그래도 정성껏 풀어드리고 나니까 나중에 트림을 하셨어요. ‘나는 트림하는 일이 별로 없었는데’ 하시면서 너무 좋다고 하시는 거예요. 그리고 두 번째 해드리니까 돈을 만원을 주셨어요. 제가 안 받으려고 하자 할머니는 ‘마음이다’ 하시면서 굳이 저에게 주셨어요. 그게 너무 감사했죠. 그러면서 갈 때마다 마음을 여시는 게 보였어요. 제가 잘 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이렇게 할아버지 할머니들하고 얘기하고 같이 놀아드리고 그런 게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이곳에 올 때는 그냥 재미있게 놀다가 간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훨씬 마음이 가볍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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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님은 어르신들이 나이가 많다는 걸 떠나서 자기 자신을 마음껏 표현하면서 살아가셨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이제 얼마 안된 애송이 강사님이지만 할머니 할아버지를 사랑하는 마음속에는 진심이 담겨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진심이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건강과 행복을 선물해주고 있었습니다. 노인회관에 갔다 오고 나면 마음이 푸근해진다는 이소현 님. 올 겨울, 그녀의 마음은 어르신들과의 따듯하고 훈훈한 만남과 사랑으로 채워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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